구 시가지.
지금의 광복동일대에는, 랜드마크들이 몇몇 있다.
기울어 졌다.
오래되었다
재개발이 필요하다.
등대로 개조하여 기네스에 등재시키자.
볼거리가 없다.
등으로 시달리는 부산타워.
이목을 끌기에 부족하다.
누추하며 볼품없다.
회색으로 덧칠하다니!!.
부산대교인지 영도대교인지 외지인은 잘 모르는.
더이상, 나는 부산타워와 한샷에 잡혀 티비에 나오지 않아요.
등으로 외로운 부산대교.
이 두 랜드마크 사이에, 새로운 랜드마크가 들어섰다.
그곳에 올라서서, 내려다 보니 유리창에
각각의 건물 방향에 설명이 붙어있다.
문득.
이젠 설명해 주지 않고선 알수 없는 것들이 되어버렸구나.
세월을 따라가기 버거운 랜드마크가 되었구나.
더이상 이들 머리위로 헬기가 날며 선회비행을 하지 않겠구나.
갖은 생각이 들었다.
해는 뉘엿뉘엿 누워, 타워 뒤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2010.
- 30분에 한번 공포탄을 쏘았다.
- 빵~!. 새까맣게 비둘기들이 어린 내 머리위를 덮었다.
- 옥수수 자판기가 있었다.
동전을 넣고 돌리면 옥수수 한봉지가 나왔다. 비둘기 모이다.
- 폴라로이드 사진사 할아버지들이 많았다.
이젠, 그분들도 디카를 들고 다니신다.
- 미화당과 용두산을 연결하는 구름다리가 무서웠다.
다리위엔, 새점 할머니가 있었고, 쥐포 파는 할머니도 있었다.
- 귀신의 집은 너무 무서웠다.
- 실내 놀이동산에서 기차를 타는것이 용두산의 낙이었다.
- 다 지난 일이 되었다.
회색 부산대교는
미대교수님들의 작품이다.
부산대교 보수공사를 하면서 도색을 다시 해야함을 느낀 부산시는
미대 교수님들에게 주변경관과 가장 잘 어울리는 색상을 의뢰 했다.
미대교수들은 종합적인 이론과 지식을 바탕으로 "회색" 이 가장 잘 어울린다고 결론 지었다.
그렇게 부산대교는 주변경관과 가장 잘 어울리는 회색옷을 입었다.
"배우면 배울수록 그 지식의 틀 안에 갖히게 된다."
어느날 동생이, 이야기 중에 나에게 한 말이다.
그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바꾸어 그 말을 나에게 해 보건데
사진구도를 모를 땐 좀 더 자연스러웠던 사진이,
구도를 배움으로써 내 사진을 구도 안에 가두어 버렸다.
그래.
부산대교는 지식의 틀 안에서 가장 아름다운 색을 뒤집어 썼다.